| 제목 | 성남 철물점 주말·공휴일 정상영업|배관 전기 건축자재 철물 창성철물건재새 창 열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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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작성일26-10-09 15:34 |
본문
1) 모란꽃 - 구효서 고향집터는 황량했다. 철거를 막 끝낸 뒤였다. 붉은 흙 속에, 부서진 벽과 지붕의 잔해가 언뜻언뜻 보였다. 바다에서 불어온 바람이 메마른 땅 위를 훑고 지나갔다. 몇 대를 살아왔던 고향집 최후의 모습은 처참했다. 우리집 터가 맞을까 싶게, 부지는 좁았고 초라했다. 헐려 평평해진 땅 위에 포크레인 바퀴자국이 어지러웠다. 여기가, 마당이었던가? 발 디딘 땅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부엌이었나? 이리저리 옮겨 다디면서 안방이며 건넌방의 위치를 가늠했다. 강을 깎아 말리던 광, 시렁이 있었다던 작은방, 개똥 참외 먹던 마루, 김칫독 묻었던 고욤나무 밑을, 겅둥거리며 짚었다. 제대로 알 수 없었다. 제대로 짚었다고 말해줄 그 무엇도 없었다. 눈에 보이는 것은, 모든 게 무너져 내린 평지뿐이었다. 메말라 흐리흐리해진 흙 가운데 서서 눈을 감았다. 아련히 떠오르던 고향집은, 눈을 뜨자 감쪽같이 사라졌다.- p. 117. 경희한테 전화를 걸어, 그건 내가 하기로 했어, 라는 말을 스윽 뱉었을 때 이미 예감했던 걸까. 내가 만지고 보고 있었던 건 널빤지 뿐이었다. 검은 옹이 줄기를 여러 홈페이지 방문 줄기 나뭇결이 휘도는 묘한 무늬. 나를 놀래키고 식구들의 오금을 저리게 했던 건 그 널빤지며 그 무늬였다. 널빤지는 그 안쪽에 무언가를 숨기고 있었던 게 아니라, 그 안쪽에 아무것도 없다는 걸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p. 119. 이미 오래 전 폐가가 되어 버려진 고향집. 그 안에 무시무시한 괴담들을 품은 두려운 존재로 여겨지던 아궁이 속 '토주'. 그리고 집 안 어딘가 남아 있었을 색바랜 펄 벅의 '모란꽃'. 이야기는 팔린 고향집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께름칙하게 여겨지는 토주를 직접 무너뜨려야 하는 주인공을 통해 냉혹하리만큼 가차없는 시간의 무게를 보여준다. 수십년간 주인공과 가족들, 마을 전체를 묘한 힘으로 얽어맸던 토주는 이제는 그저 굴러다니는 나무막대기로 쿡 찌르는 것만으로 형체도 남지 않은 채 무너져 내리고, 수많은 시간 동안 '검은 옹이 주위를 여러 줄기 나뭇결이 휘도는 묘한 무늬'를 통해 식구들을 두렵게 하던 널빤지는 서울 집의 인테리어 소품이 되는 처지가 된다. 토주와 함께 머릿 속 어느 한 켠에 남아 있던 모란꽃 책은 낱장 하나하나가 흩어진 채 모란 하수구 알아보기 먼지가 되어 버린지 오래고. 나는 그렇게 그것들을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과거의 일로 덮어버린다. 구효서는 그런 나를 통해 한 시기가 지나가고, 지난 시간이 문을 닫았다는 것을, 단호하게. 하지만 더없이 아련하게 그려낸다.2) 부루마블에 평양이 있다면 - 윤고은 통일과 별개의 개념으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통일은 우리가 장담할 수 없는 거잖아요. 고객님이 분양받으셨는데 통일이란 호재가 생기면 그야말로 대박나는 거고요. 다만 그건 아직 시일을 장담할 수 없지요. 예를 들면 저희가 2021년에 입주를 시작하시면, 입주 시점에 맞춰서 유치원이 두 곳 생기고, 2024년에 쇼핑몰이 들어서고, 2025년에 모노레일이 뚫린다는 건 말씀드릴 수가 있는데요. 통일이 언제 올지는 아무도 모르죠. 다만 저희가 약속드리는 건 설사 통일이 얼른 오지 않더라도, 집값은 무조건 뛴다는 거예요. 1만 5천 세대입니다. 이만한 대단지 보셨어요? 이 정도면 개성힐스 자체가 하나의 도시거든요. 당연히 남측 건설사에서 짓는 거고요. 고객님이 입주하실 수는 없지만, 투자를 하실 수 있어요. 투자는 통일과 관계없이 가능하죠. 청약통장이 있으면요? 모란 하수구 - p. 203. '평양 2차 분양의 신화'. 개성이 있던 자리에 평양이 들어선 것이다. 나는 개성이 진작 마감되어서, 이미 전설로 남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상담원은 얼마 전에 있었던 작은 소동이 몇 개 남아 있던 물량까지도 완판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게, 개성을 놓쳤다면 이번엔 꼭 잡길 바란다며 평양을 권했다. 이미 1차 분양을 성황리에 마친 후, 그 옆으로 2차 분양이 시작되는 거라, 분양가는 조금 더 비싸다고 했다. 평당 130. 개성에 비해서도 훨씬 비쌌다.- p. 211. '1인용 식탁'과 여러 단편들에서 날카로운 눈과 장난기 어린 표현을 통해 우리 바로 옆의 변화들을 생생하게 보여주던 윤고은이 이번에는 부동산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10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돌아보면 2017년은 그 이전 10년간 장기 박스권에 있던 부동산이 이제 겨우 빼꼼히 고개를 들어볼까 하던 시기에 불과했고 미친 듯한 폭등은 그 이후부터 본격화되지만, 윤고은은 그 낌새를 포착한 것만으로 센스 있게 개성 분양, 평양 분양이라는 블랙 유머와 주인공과 여자친구의 미적미적하고 지리한 관계를 sites 통해 사회와 개인의 삶을 병치시킨다. 다만 1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부동산 문제는 더 이상 해프닝이나 비유 정도로는 다룰 수 없을 만큼 묵직해져 버렸기에 책의 이야기가 영 실없이 느껴지긴 하지만. 마치 그 옛날 '사마귀 유치원'에서 최효종이 서울 전세가가 2억 3천인데 이거 돈 꾸준히 모으시면 들어가서 살 곳을 마련할 수 있어요 라고 했던 말이 그 당시에는 공분을 일으켰지만, 그 이후 두 차례의 부동산 폭등을 겪은 지금 어 진짜 그 당시엔 살기 괜찮았는데? 생각하게 되는 것처럼. 너무 시의성에 맞춘 글이나 영화는,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가장 먼저 그 당시에 가졌던 힘을 잃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작가들은 '보편'에 천착한다. 아무리 세상이 다 그렇고 변하는 건 어쩔 수 없지 이야기해도 자기가 살아있는 동안에 자신의 글이 철지난 글이 되는 걸 바라보는 건 씁쓸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3) 나를 혐오하게 될 박창수에게 - 이기호 그즈음 세탁기 호스가 막힌 것인지, 다용도실 하수구가 막힌 것인지, 며칠 동안 세탁기 통 속 물이 잘 빠지지 않고 고여 있던 날들이 안전한 모란 하수구 방법 있었다. 퇴근한 남편이 저녁을 먹자마자 그것을 손보겠다며 추리닝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올리고 다용도실 안으로 들어갔는데, 나는 남편 뒤에 쪼그리고 앉아 그것을 지켜보았다. 남편은 하수구에 걸린 머리카락을, 마치 미역 줄기 같은 그것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제거했고, 옷걸이를 갈고리처럼 구부려 호스 안을 긁어내기 시작했다. 호스 안으로 옷걸이를 집어넣을 때마다 남편은 작게 씩씩, 소리를 냈다. 그때마다 남편의 늘어진 추리닝 허리선이 조금씩 조금씩 아래로 밀려 내려갔다. 밀려 내려간 허리선 안으로 남편의 남루한 속옷이 보였고 다시 그것마저 내려가 거무튀튀한 엉덩이골이 삐죽 드러났다. 나는 그것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그것을 보면 볼수록 이상하게도 내가 자꾸 부끄러운 심정이 되었다. 내 것이 아닌데도 그랬다. 어쩌면 저렇게 검을 수가 있을까? 혹시 무슨 때가 낀 것은 아닐까? 나는 부끄러워서 좀처럼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말해버렸다. 만나는 남자가 있어요.- p. 260.그 외 구효서 - 풍경소리(대상)구효서 - 꾸준히 꾸물거리다(자선작)김중혁 - 스마일조해진 - 눈속의 사람한지수 - 코드번호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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